천눈이 | Chun Nunn


2009 단국대학교 예술학과 서양화전공 학사졸업

작가노트

내적 기호들의 나비효과

개인의 내면과 시대적 현상과의 관계를 연결하고 원인을 분석 하는 것에 흥미가 있다. 행동의 동기를 유발하는 근원적 파생지점에는 인간의 감정, 상상력, 사고 등의 다양한 기질이 숨어있다.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지만 존재성이 명확한 내면의 기질은 모호한 형상으로 화면 속에 등장한다.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은 자연의 대지처럼 무한하지만 개인의 생각과 행동은 의외로 개별적 프레임 안에 갇혀 활동한다. 행동은 성향의 지배를 받고 이것은 대부분 유아기에서 흘러나오기도 한다. 태생적 환경이 주는 지배력은 성인이 되어서도 하나의 트라우마로 자리 잡아 영원토록 같이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그에 반해 살아가는 환경에 따라 변하기도 한다. 인간의 행동방식과 문화 그리고 인격과 같은 기초단위는 개인의 삶에서 집단으로 또 국가로 넓혀 진다. 이 모든 건 가장 기초단위인 개인의 기질이나 지역적 문화에서 시작된다. 가장 사소하지만 일상적 움직임의 근원이 되기도 하는 내밀한 지점은 과거부터 오늘날까지 사회적 이슈와 문제를 파생시킨다.

인간의 욕구와 실수로 시작된 전염 바이러스, 끊임없는 탐욕과 국가별 전쟁, 정치적 비리, 이웃나라의 공산화 등의 이슈들은 평온할 때쯤 찾아오는 긴장감으로 늘 주변을 맴돌며 위협한다. 개인의 자존감, 열등감, 경쟁심, 연민 등의 다양한 성향은 그만의 프레임을 형성하고 행동을 야기한다. 이런 감정은 한 인간의 유아기적 결핍이나, 지역적 문화에서 시작되기에 자칫 한정적이고 사소하게 보일 수 있지만 이미 우리가 겪고 있는 이슈처럼 개인의 동기적 행동은 큰 파장으로 다가온다.

인간의 실행력과 행동을 통제하는 각기 감정들은 생명력은 있지만 미미하게 시작되는 연약한 세포와도 같다. 단 하나의 세포에서 시작해 분열과 합성을 반복하며 변질되거나 분출되기도 하는 일련의 과정을 작품에서 표현하고 있다. 화면 속 장면은 개인의 기질을 형성하는 미약한 시작부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최종적 상황까지 다양한 감정의 순간을 담고 있다. 어떤 기능으로 파생될지 모를 유해함과 무해함 사이의 애매한 상황은 잠재적 기능은 품고 있지만 규정지을 수는 없는 지점이다. 이 모호한 형태의 형상들은 화면 속에서 잠재적인 형태로 인간의 감정과 존재력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