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뇽 | Mignon Leigh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졸업
Parsons School of Design, NY. 졸업

작가노트

나는 조용한 숲을 찾아가 거닐기를 반복한다. 수많은 주변의 나무들은 아무도 없는 숲을 찾은 본인을 자세하게 관찰한다는 느낌을 주었다. 숲 구성원들의 시선으로 본인을 바라본다. 내가 처한 상황, 문제들을 멀고 높은 곳에서 제삼자의 관점처럼 평온하게 바라본다. 그렇게 숲은 나의 부정적인 감정들을 축소 시키는 치유의 공간이다. 그리고 이렇게 나를 바라 봐주고 품어준 숲을 간직하고 싶었다.

숲을 찾을 때마다 변화되는 감정들과 시각적인 자극을 연결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였다. 빛과 바람과 시간에 의한 숲의 색채 변화와 나의 감정의 변화가 어우러지는 데에 중점을 두었다. 색을 나타내고 다시 감추기를 할수록 미세한 색채의 변화와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본인이 깨닫지 못하는 찰나의 색채들의 우연성을 기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나의 부정적인 감정이 정체되는 것을 방지하고, 마음과 몸의 에너지를 순화시킨다. 긴 시간 동안 가려진 색과 드러난 색이 섞이는 과정에서 내적 치유의 상태에 도달한다. 어두운 기억, 힘든 기억들이 반복적으로 재인식 되기도 하지만,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은 결국 그것들을 피하지 않고 극복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