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하리 | Im Hari


2018 세종대학교 회화과 졸업

작가노트

정방형의 화면은 디지털기기나 sns에서 주로 사용하는 화면비율이다. 내 그림들도 주로 1:1 비율의 정방형 캔버스 안에서 시작된다. 왜냐하면 이 이미지들은 핸드폰속 사진 이미지들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한순간에 마음이 이끌려 찍었던 사진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쌓이고, 결국 용량이 부족하여 삭제하라는 핸드폰의 알림 덕에 다시 보게 된다 . 그 순간 이미지들을 다시 보면 감정과 맥락이 끊어져버리고 내가 수집한 이름없는 대상에 대한 관조적인 시각이 생긴다. 이 이미지들은 기억이 나지않고 문맥이 없어져버린다.

작업을 할 때는 주로 빠르고 건조한 붓질로 아크릴 물감을 얇게 칠한다. 이런 표현들은 디지털이미지의 휘발성과 비슷하다고 생각했기때문이다. 대상들을 콜라주처럼 재배치 하고, 화면을 나눈다. 유독 눈에 띄고 마음이 가는 이미지들을 재구성 해보는 쪽으로 작업을 했는데, 한 화면 안에 모아놓고 보니 사물이 가지고 있는 원래 성질과는 다른 의도로 해석되는 일이 종종 생긴다. 빠르게 소비되고 생산되는 이미지들은 결국 본래의 목적과는 다르게 쓰여지는 일들이 다반사다.이러한 불나방같은 감정 속에서 묵묵히 붓질을 해가며 알 도리가 없는 세상을 사물로 표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