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솔지 | Lim Solji


2014 백석대학교 조형회화전공 학사 졸업

작가노트

7살 무렵,
모두 잠든 고요함 속.
엄마 품에서 나 홀로 잠 못 이루던 어느 날 밤.
이리저리 뒤척이다 졸린 눈길이 닿은 곳은
오래된 목제 침대 아래였다.
나는 그 곳에서 영롱한 빛들이
뭉글뭉글하게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태어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고,
마치 처음부터 내 것이었다는 듯이 친근했으며,
세상의 모든 색들이 발현한 듯 아름다웠다.

잠든 엄마의 곤한 숨소리에 맞춰 춤을 추듯
빛나는 선명한 빛들에 마음이 빼앗겨 넋을 놓고
한참을 바라보았던 것 같다.
그 움직임이 너무나도 생생해서
언제라도 마음만 먹으면 또 볼 수 있을거라는 확신을 갖고 잠들었지만,
나는 그것을 영영 볼 수 없었다.


알 수 없는 기억의 조각이다.
한가지 확신할 수 있는 건,
그것이 꿈이었던 나의 상상이었던
우리의 마음 속엔 상식적으로 이해 하지 못할
무언가가 분명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잊어버려야 할지,
별 것 아닌 일로 치부할지는 온전히 어른이 된 나의 몫이다.
다행이도, 나는 그 기억을 잃어버리지 않았다.
그 날의 기억은 여전히 내 마음 속에 머물러 있고,
나의 세계를 펼쳐주는 문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