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현 | Lee Hohyun


대진대학교 회화과 졸업

작가노트

기억은 경험한 것을 특정한 형태로 저장하였다가 추후에 재생과 재구성을 하는 현상이다. 새로운 경험을 저장하는 작용, 그에 따른 내용이 망각되지 않도록 유지하며 회상한다. 물론 기억은 대상이나 상황에 따른 모든 정보를 기록하지 못한다. 단지 당사자가 대상이나 상황 속 자신에게 와닿는 단편적인 이미지의 한 조각일 뿐 그 과정 속에서 조각된 기억은 점차 흐려지기도 하며 과장과 축소, 왜곡을 통해 하나의 형태를 갖추게 된다. 이처럼 조각된 기억은 어느 순간 불현듯 되살아나 나를 구성하는 요소로써 현재의 나와 조각 속 나를 포용한다. 본인은 이러한 순간을 기록하여 조각된 기억을 담을 물건 또는 이미지로 재구성된 형태를 작업의 중요한 소재로 끌어드려 나 자신을 찾는 것에 있어 하나의 실마리를 삼는다.

본인의 일상에서 관심 있는 것들 혹은 개인적인 추억이 담긴 물건들은 하나의 형태로 단정 지을 수 없다. 기억을 회상할 때에는 개체에서 파생되는 여러 갈래의 기억들로 퍼져 나가는 것 처럼 그림을 보면 하나의 형태가 여러 가지의 이미지로 구성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다양한 재료가 모여 하나의 형태를 이루는 햄버거 형태를 차용하여 뒤엉켜 있는 기억의 조각들을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정리를 한 것이다. 물론 개인의 기억의 기억은 타인과의 교감이 다소 어려울 수도 있다. 그래서 본인은 관람자에게 보다 친숙한 이미지를 차용하여 나의 내면적 조각을 교감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