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톨 | Lee Toll


2010 이탈리아 피렌체 국립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작가노트

작품론

어릴 적 꿈꿔온 동화 속 인물들을 만나고 싶어도, 미로 속 어디로도 들어 갈 길이 없다. 어린 시설에 기대어 생각해보면, 우리는 이정표가 없는 헤매고 반복하기도 한다.
꿈을 크게 꾸며 자라라고 하지만, 어른이라는 시점부터 각자의 길을 알아서 찾아야 하곤 한다. 동화 속 인물들은 항상 헤피엔딜인데 우리는 그렇지 못한 것만 같아 속상하기 까지 하다. 어릴 적 그 어떤 동화에서 여러 신드롬들이 시작되기도 한다. 신데렐라 증후군, 피터팬 증후군 같이 그 시절에 머물러 있길 바라는..
하지만 그것이 잘못 되었다고 할 수만은 없다. 우리는 부푼 꿈을 안고 자라도록 격려되어왔고, 그 꿈 자체가 잘못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의 길을 알고자 한다면, 더욱 그 다름을 인정하고, 깨어나기는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어린시절을 함께한 동화의 내용들로부터 여러 방향으로 난 미로 같은 세상에서 우리는 언제나 나가는 길을 알고 있다.


작가노트

우리는 너무 많은 정보들 속에 살며 그것 모두 사실이라 믿어버리는 상황에 처해있다. 그렇기에 많은 정보들 속에서 과연 내가 어떠한 것이 필요한지, 어떤 것이 사실에 입각한 내용인지 판별할 수 있는 눈을 가질 수 있길 희망한다. 사람들은 하루, 아니 몇 시간 몇 분만 지나도 바뀌고 새로워지는 SNS나 삭제 버튼만 누르면 지울 수 있는 간단한 프로그램들 사이에서 너무 쉽게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기에 더욱 더 큰 자극을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감정을 그대로 나타내는 순수한 동물들의 모습에 우리를 비춰 그려 보았다. 동물들의 순수한 눈동자에 투영된 우리는 마음 하나를 표현하더라도 많은 생각들 속에서 자신을 감추고 있었다. 내 모습을 나로써 표현하기보다 다른 사람의 글이나 이미지에서 찾고자 했다. 어쩌면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그 만큼 자신을 돌아 볼 마음의 여유가 없어진 것도 이유인 것 같았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내 길을 잃지 않고 나를 찾는 법. 그것은 나를 사랑하는 하나의 방법이기도 하다. 동물들의 순수한 모습처럼 나를 사랑하고, 나의 방향성을 찾고, 나를 내보이는 일..
그 모든 것이 담긴 순간, 자신에게 남겨질 무언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