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락 | Kim Heelac


대구예술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작가노트

햇살 가득한 곳에 어머니는 화초를 가꾸는 취미를 가지고 계셨고 지금도 햇살 비치는 방에서
또는 마당의 빈 땅이 있으면 어김없이 식물이나 나무를 심으신다.
이러한 모습을 보며 자란 나는 녹색을 좋아하고 식물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거나
뜨거운 여름 식물에 물을 주고 난 후의 흙내음과 물에 젖은 먼지향을 자연스럽게 좋아하게 되었던 것 같다.
식물을 키우다 보면 나도 모르게 성장해버린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자연 다큐멘터리에서 식물이 자라나는 과정을 빠르게 돌려 보여지는 현실적인 화면을 참 신기하게 바라본 기억이 있다.
“시간을 잡아 둘 수 없지만 식물이 자라가는 과정을 기록으로 남겨보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지금의 작업이 시작되었다.
이렇게 식물의 성장 과정을 관찰해 보면 인간의 모습과 유사해 보인다.
때로는 마당에 심겨진 작은 녹음을 오랜 시간 바라보며 위로를 얻은 적이 있지는 않은가?
식물이 물을 머금고 빛을 향에 기운을 다하듯 인간은 주어진 각자의 시간의 굴레 속에서 몸부림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작고 큰 고통이 정체되어 있다가 이완의 순간에 터져 나와 스스로를 괴롭힐 때 나약해진 나를 작은 정원이 감싸주듯이 분명 자연은 치유를 주기도 하리라.
순간적인 식물의 자연스러운 제스처로 변화된 평면 작업을 통해 나만의 정원을 기록해 본다.